바닷가 마지막 집 1. 이사를 했다. 버스가 일찍 끊기는 곳이라 퇴근 후에 서둘러야만 한다. 지금은 다행히 카풀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게 더 신경 쓰이는 일이다. 그냥 다른 사람 눈치 볼 것 없이 나 혼자 다니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한데. 이런 마음을 그 사람에게 전한다는 것 자체가 더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어느푸른저녁 2010.03.18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일을 하기엔 조금은 맞지 않는 부류의 인간 내가 가입한 어느 카페에서 누군가 말했다. 자신은 타인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일을 하기엔 맞지 않은 부류의 인간이 되어버린것 같다고. 이 말은 자신이 예전처럼 누군가 카페에 올린 글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게 되고, 그들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표현하는 일에 힘겨워졌다는.. 어느푸른저녁 2010.03.11
이사의 번거로움 이사를 하게 되었다. 지금 살고 있는 사글세 방의 계약 기간이 몇 달 남아서 사람을 구하고 있긴 한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지역의 인터넷 신문에 사글세 방 있다는 공고를 내고 난 후 몇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다들 방을 직접 볼 생각은 하지 않고 몇 가지 물어보더니 이건 아니라는듯 그.. 어느푸른저녁 2010.03.08
로맹 가리,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문학동네, 2007. 책을 읽고 받은 느낌을 표현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 느낌이 나빴을(?) 때보다는 좋았을 때 더 그렇다. 나는 대체로 책이 재미없었더라도 그 책의 장점을 말하려고 노력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재미없었던 책의 장점을 말하는 것이 재미있었던 책의 장점을 말하는 것보다 더 쉽다. 그.. 흔해빠진독서 2010.03.06
로맹 가리,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문학동네, 2007. 바다란 소란스러우면서도 고요한 살아 있는 형이상학, 바라볼 때마다 자신을 잊게 해주고 가라앉혀주는 광막함, 다가와 상처를 핥아주고 체념을 부추기는 닿을 수 있는 무한이었다.(20~21쪽) * 그 누구도 극복할 수 없는 단 한가지 유혹이 있다면 그것은 희망의 유혹일 것이다.(21쪽) - <새들은 페루에 .. 기억할만한지나침 2010.03.03
계절이 바뀌는 하늘에는 1. 계절이 또 바뀌려나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목이 좀 아프더니 오후가 되니까 미열까지 일었다. 어제보다 기온이 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척 추운 날씨는 아니었는데, 사무실에 히터를 틀어놓고도 으슬으슬 추워서 외투를 입고 있어야 했다. 감기가 오려나? 환절기만 되.. 어느푸른저녁 2010.02.26
똑똑똑 1. 날씨가 제법 따뜻해졌다. 어제 아침에는 창 밖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길래 비가 오나 싶어 창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그 소리는 비가 아니라 눈이 녹아서 떨어지는 소리였던 것이다. 집집마다 달아놓은 물받이로 결코 녹을 것 같지 않던 눈이 흘러내리며 소리를 낸다. 똑, .. 어느푸른저녁 2010.02.23
진중권, 『교수대 위의 까치』, 휴머니스트, 2009. 모처럼 호기심을 가지고 비교적 빨리 읽어내려간 책이다. 이는 책의 내용이 쉬웠다는 의미가 아니라 재미있었다는 뜻이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작가 자신도 책에 실린 열두 점의 그림들이 언젠가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들이라고 고백하고 있거니와, .. 흔해빠진독서 2010.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