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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한낮의 시선》, 이룸, 2009.

"사람은 근본적으로 무언가를 찾고 추구하는 존재거든. 때로는 자기가 무얼 찾는지, 왜 추구하는지도 모른 채 찾고 추구하지. 몽유병 환자처럼 말이야. 찾다가 못 찾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추구가 의미 없는 건 아니지."(41쪽) * 어느 날 문득 원치 않는 대상과 원치 않는 방법으로 대면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지냈지만, 그 불안감이라고 하는 것에도 무언가 수상한 구석이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원치 않아 하면서도, 실은 원치 않는 대상과 대면하지 못하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이다. 원치 않는 대상과의 조우를 원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걸까. 나는 원하지 않으면서도 정말로 원하지 않는 대로 될까 봐 불안해하고, 원하면서도 정말로 원한 대로 될까 봐 마음 졸이고 있는 것 같았다..

김영하,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아마도 제목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김영하란 작가를 그리 매력적이라 생각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김연수 식으로 말하자면 내가 그 혹은 그의 작품을 '오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설도 아닌 여행에세이를 집어든 것 말이다. <퀴즈쇼> 이후 소설보다는 여행에세이를 내는 것..

흔해빠진독서 2010.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