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바르트, 『작은 사건들』, 동문선, 2003. 롤랑 바르트의 <작은 사건들>은 얼핏 미셸 투르니에의 <외면일기>와 닮았다. 둘 다 자신이 보고 느낀 순간들을 스케치하듯 그려놓았다는 점에서. 하지만 롤랑 바르트의 그것은 일상을 그저 보이는데로 기록해 놓았다는 느낌이 강한 반면, 미셸 투르니에의 그것은 '외면일기'라는 .. 흔해빠진독서 2009.07.21
롤랑 바르트, 《작은 사건들》, 동문선, 2003. 나의 어머니가 꼭 그랬다. 이미 저물어 버린, 너무나 완벽해서 이상해 보일 정도로 특별하게 아름다운 석양. 부드러운 회색빛과 우울하지 않은 가벼움, 멀리 있는 아두르 강 저편을 덮고 있는 안개층, 꽃이 만발한 평화로운 집들이 늘어서 있는 길, 황금빛의 반달, 정말이지 '옛날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 기억할만한지나침 2009.07.21
가을잠자리의 전설 1. 장마가 아직 완전히 물러간 것은 아닌 모양이다. 일기예보에선 오늘과 내일 무척이나 많은 비가 내릴 거라고 했다. 잔뜩 찌푸린 하늘을 보니 그 말이 거짓은 아닌듯 하다. 아, 하늘은 그렇게 많은 비를 쏟아내고도 또 쏟아낼 것이 있는지... 마음을 좀 단단히 먹어야겠다. 2. 후텁지근한 .. 어느푸른저녁 2009.07.20
수전 손택, 《해석에 반대한다》, 이후, 2002. 지금 중요한 것은 감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더 잘 보고, 더 잘 듣고, 더 잘 느끼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의 임무는 예술작품에서 내용을 최대한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있는 것 이상의 내용을 더 이상 짜내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임무는 내용을 쳐내서 조금이라도 실체를 보는 것이.. 기억할만한지나침 2009.07.17
우리가 무심코 죽인 것들 무슨 이유 때문일까? 어제와 오늘, 무척이나 많은 개미들이 내 방에 출몰한다. 그동안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더니 갑자기 하루 이틀 사이에 어디서 이렇게 많은 개미들이 몰려온 것인지! 그리 깨끗하게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비교적 자주 청소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제 오늘 내가 죽인 개.. 어느푸른저녁 2009.07.14
이사 다음 플래닛에서 블로그로 이사를 왔다. 글을 쓰는 것은 어려워도 여기 저기 옮겨다니는 것은 꽤 쉬운 일이구나. 그동안 플래닛에 쌓아놓을 글들을 살펴보니 모든 것이 내 허물인 것마냥 쑥스럽고 어색하다. 플래닛이나 블로그나 나에게 있어서 별 차이가 없을진데, 무엇이 나를 이리로 .. 어느푸른저녁 2009.07.14
결혼 '안'하는 남자 방금 '결혼 안하는 남자'라는 제목의 KBS <30분 다큐>를 보았다. 결혼이 의무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에서 결혼 '안'하는 남자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재였을 것이다. 프로그램에는 결혼 적령기가 되었거나 그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들었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남.. 어느푸른저녁 2009.07.09
성석제 엮음, 『맛있는 문장들』, 창비, 2009. 이 책은 소설가 성석제가 여러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인상적인 문장들만을 골라 엮은 것이다. 그러니까 성석제에 의해 골라내어진 문장들. 그는 스스로를 문학집배원이라 칭하며 자신이 배달한 문장들과 자연스레 하나 되어 흘러가기를 독자들에게 주문한다. 그가 배달하는 문장들의 면.. 흔해빠진독서 2009.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