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도 있지만, 아무 곳에도 없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에고 서핑'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넣고 검색하는 것을 말하는데,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주로 이름을 날린 작.. 어느푸른저녁 2009.08.10
김이설, 『나쁜 피』, 민음사, 2009. 책을 고르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나의 경우 제목이 눈길을 끄느냐 혹은 글쓴이가 누구냐에 따라 책을 고른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나, 대체로 그런 편이다. 작가에 대한 소소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아마도 제목을 보고 고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번에 읽은 김.. 흔해빠진독서 2009.08.09
병 커피는 마시지 마세요. 술은 절대 안됩니다. 날카로운 눈빛에 금테 안경을 낀, 날렵하지만 다소 왜소해 보이는 의사가 그를 향해 말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는 예, 하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었다. 까짓거 안 마시면 되지, 라며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위해 더 잘 되었다고 생각했.. 어느푸른저녁 2009.08.07
2007년 가을《작가세계》배수아 특집, 세계사, 2007.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모두 움직이지 않는 사진이거나 그림이었다. 화려한 색의 양철이거나 마분지나 색종이 혹은 털실뭉치거나 단추가 달린 헝겊이었다. 그들의 행복한 미소나 표정, 파도에 젖지 않게 붙잡고 있는 옷자락이나 줄에 묶인 개들과 펼쳐든 양산도, 그리고 웃음소리와 .. 기억할만한지나침 2009.08.05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2007년 가을호 작가세계 '배수아 특집'을 읽고 있다. 맨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인터넷 사이트에서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넣어 놓았었는데, 그 이후 잊고 있다가 그만 절판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얼마간 상심에 젖어 있다가 이내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2009년 여름, 우연히 이 책이 내 손에.. 어느푸른저녁 2009.08.04
수없이 비슷한 사람들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었다. 바다와 면해있는 이곳도 피서객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산과 바다, 계곡은 여름이면 사람들로 인해 한바탕 몸살을 앓는다. 휴가를 비교적 일찍 다녀온 나는, 부쩍 많아진 사람들과 그들이 뿜어내는 들뜬 열기(이 여름날보다도 더 뜨거운 듯한)가 새삼 낯설.. 어느푸른저녁 2009.08.03
제주기행 고등학교 수학여행 이후로 처음 가 본 제주도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제주공항에 처음 내렸을 때 얼굴에 부딛히던 특유의 바람과 도로 옆의 즐비한 돌담은 역시 그대로였으나, 그 어느 것에도 처음만큼의 설렘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이.. 어느푸른저녁 2009.07.30
2박 3일 아주 많은 시간들이 흘러간 것도 같고, 눈 깜짝할 순간이 지나간 것도 같다. 내 앞에 있었던 2박 3일 간의 날들이. 나는 그동안 제주도를 다녀왔고, 장염에 걸렸으며, 그래서 평생 먹었을지도 모를 전복죽을 3일 내내 먹었다. 괜찮냐는 주위의 걱정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우연찮게 가게 .. 어느푸른저녁 2009.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