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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서 저녁을 먹고 다시 잠을 잔 이야기

어제 숙직을 마치고 오늘 아침에 당직휴무를 내고 집에 왔다. 숙직을 하고 나면 이상하게 피곤함이 머리 위에서부터 몰려오곤 하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졸기 시작해서 오후 내내 약에 취한 사람처럼 계속 졸았다. 중간에 사무실에서 전화가 와서 잠시 깼지만 이후로도 계속 잠이 쏟아져서 견딜 수 없었다. 새로 발령이 나고 새로운 곳에서의 부담스런 업무가 지나가서인지, 그동안 쌓였던 피로 때문인지 아니면 습한 더위 때문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이 다 나를 오늘같은 잠에 빠지게 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점심을 먹자마자 급격하게 쏟아지는 잠 때문에 그 자리에 누워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그것은 마치 소리소문없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절벽에서 떨어지듯, 어떻게..

어느푸른저녁 2019.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