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기억 기억을 소환시키는 장소가 있다. 그 장소만 가면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오르면서 금세 아련한 기분이 되고 만다. 내게 그 장소란 어떤 길, 혹은 골목이다. 그 근처에만 가도 내 발걸음은 어느새 그 길로 가 있다. 그 길이 나를 부르는 것인지, 내가 그 길을 가고자 한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 어느푸른저녁 2018.01.28
이창래, 『영원한 이방인』, 알에이치코리아, 2015. 나는 이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어느 책이든지 그것을 다 읽고 난 후 느껴지는 허탈감이 있다. 그것은 한 책을 집중해서 빠져들듯 읽지 못하고, 어떤 이유에서든지 조금씩 오래도록 읽었을 때 더욱 짙게 나타나는 감정으로,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내 감정이 그러했다. 책의 마지막 페.. 흔해빠진독서 2018.01.28
고산서원 * 처음에는 그저 차나 한 잔 하러 가자고 했다. 그런데 마침 간 카페 근처에서 얼음축제를 하는 줄 몰랐고, 그 옆에 서원이 있는 줄 몰랐다. 우리는 커피를 한 잔 하고, 얼어붙은 강 위를 걸었고, 서원을 둘러보았다. 고산서원이라는 곳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문이 잠겨 있어서 우리는 .. 어느푸른저녁 2018.01.24
바깥은 겨울, 안은 여름 * 바깥은 겨울의 한가운데, 안은 여름의 한가운데, 마치 열대우림 속에 들어온 듯, 연신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각양각색의 이국적인 식물과 나무들을 보고 또 봤다. - 2018. 1. 20.(토), 온뜨레피움 어느푸른저녁 2018.01.21
내가 나일 수 있도록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언가를 정신없이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돌아보면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정신이 없었는지, 내가 무엇을 그리 열심히 하고 있었는지. 무언가를 하고 나면 또다른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다. 그 다음 또 다른 무언가가 계속. 기분이 아니라 실제.. 어느푸른저녁 2018.01.17
알 수 없는 세계 미국의 어느 지역에서는 영하 60도를 밑도는 날씨 때문에, 뜨거운 물을 허공에 뿌리면 바로 얼음이 되어 버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적설량으로 차가 도로에 잠겨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등의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나는 텔레비전 속 미국의 피해상황을 보면서 지금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한.. 어느푸른저녁 201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