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 이번에 뮤지컬 헤드윅을 보았을 때 자꾸만 오래 전에 본 영화 헤드윅이 생각났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영화를 보지 않은채로 뮤지컬을 보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랬다면 뮤지컬의 압도적인 현장감과 인상적인 음악에 더.. 봄날은간다 2017.11.26
어떤 심리 시간이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까지나 내 느낌이지만, 시간이 흐른다기 보다는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이건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흘러갔다, 라고 말하는 것과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그냥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내 주위의 .. 어느푸른저녁 2017.11.22
페소아적인 감각과 페소아적인 꿈의 질감을 저항하는 것은 작가의 여러 특징 중의 하나다. 작가는 무엇에 저항하는가? 그것은 어떤 특정한 정당도, 특정한 이념도, 구체적인 어떤 체제나 심지어 지상의 불의나 부조리조차도 아니다. 작가가 저항하는 것은 것은 고독하게 태어난 인간의 운명이다. 노래하는 것은 작가의 여러 특징 중.. 불안의서(書) 2017.11.13
Whitney Houston -The Greatest Love Of All(Live 1999) * 휘트니 휴스턴의 라이브 중 가끔씩 생각나서 찾아보곤 하는 영상. 나는 어쩐지 이 영상 속 휘트니 휴스턴과 그녀의 음색, 의상, 제스처, 원곡과는 달리 보다 유연하고 완곡하게 부르는 듯한 창법과 객석의 분위기 등 모든 것들이 다 마음에 든다. 이 영상 속의 휘트니 휴스턴은 언제나 그.. 오후4시의희망 2017.11.10
도서관 잡담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에 가는 것은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러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는 일 외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자 하는 일이 내겐 어렵다는 말이다. 나는 그걸 매번 도서관에 갈 때마다 느낀다. 도서관에 앉아서 정.. 어느푸른저녁 2017.11.08
가을빛 * 늦은 오후, 가을빛으로 충만했던 날. 용문사 가는 길에는 초간정도 있다. 아니, 초간정에 간 김에 용문사를 보는 건지도. * 언제나 내 사진은 초점이 조금씩 흐려져 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나는 늘 조금씩 떨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내 손. 손이 떨리는 .. 어느푸른저녁 2017.11.06
가을, 오후, 용문사 * 내가 용문사에 가고 싶었던 이유가 용문사보다도 용문사 가는 길 때문이었음을, 용문사로 가는 차 안에서 깨달았다. 운전을 하면서 본 풍경으로도 이미 나는 용문사를 잊고도 남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길의 끝에 용문사가 있다는 사실이 더욱 그 길을 아름답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 어느푸른저녁 2017.11.05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옐로우 * 점점 더 깊어지고 투명해지는 가을. 딱 이 정도만, 하고 바랐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순간은 그리 길지 않으리라는 것을. 취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어느새 사리져버리고 말 것이라는 걸. 나이가 들어가는만큼, 저 가을처럼 좀 더 깊어지고 좀 더 투명해질 .. 어느푸른저녁 2017.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