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간다 117

캣츠

뭐랄까, 이 즈음에,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시즌에 참 잘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막연하고도 은밀한 기대감과 알 수 없는 들뜸, 행복에의 예감, 혹은 감동에의 예감 같은 것들이 뒤섞이는 이 즈음에.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어쩐지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뮤지컬 캣츠가 영화로 만들어져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을 했는데 어찌 보러 가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오늘 거리는 성탄절 기분을 느낄 수 있을만큼 흥겹지는 않았지만, 나는 내 나름의 계획을 세워 성탄절을 보냈다. 물론 성탄절과 나는 무관하고, 단지 그것은 휴일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일단 어제 술을 마셨으니 오늘은 오전내내 잠을 자고 점심때쯤 일어난다. 일어나서 시간이 나면 간단히 점심을 먹고 예매해 둔 영화를 보러 집을 나선다. 영화관..

봄날은간다 2019.12.26

서스페리아(2018)

* 이 영화는 공포영화가 아니었다. 공포영화의 외피를 두른 정치영화라고 해야할까. 무언가를 선동하려는 목적은 아니지만 결국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공포영화라는 장르를 트릭으로 사용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원작인 1977년에 개봉한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를 생각하고 극장에 들어선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호불호는 극명하게 나뉠 것으로 생각된다. 분명히 이 영화는 원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고, 그렇다면 과연 원작과는 어떤 지점이 다를 것인가에 포인트를 두고 영화를 관람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원작을 보지 못했다. 원작이 어떤 영화라는 것을 글을 통해서 대략 짐작만 한 채 영화를 보았다. 그것이 이 영화를 관람하는데 도움이..

봄날은간다 2019.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