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을 보았다. 처음엔 이포의 안개처럼 몽환적인 영화인가 싶었는데,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나니 너무나 '꼿꼿한' 영화였다. 희미한 안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꼿꼿한 서래(탕웨이)의 마지막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해준(박해일)이 서래를 좋아한 이유처럼 나는 이 영화가 좋아졌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혼란스러웠다. 그것은 이 영화가 사람의 '심장'이 아니라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이란, 버지이나 울프의 말처럼, '우리가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전적으로 의존하는, 참으로 신비로운 기관'이 아닌가. 안갯속처럼 잔상을 쉬 알 수 없는 영화였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겠다. 때로 어떤 헤어질 결심은 깊이 사랑했다는 사실의 반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