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말없는 산책은 끊임없는 대화다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 삶의 규칙이다. 사기꾼이나 도둑놈에게서도 진지하고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가 하면, 바보들이 가르쳐줄 수 있는 철학도 있다. 예상하지 못한 우연과 그 우연의 결과 굳건함과 정의라는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모든 것 안에 있다. .. 불안의서(書) 2016.08.01
비밀 모든 욕구 가운데서도 저열함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것은 비밀을 털어놓으려는, 고백하려는 욕구다. 스스로를 공공연하게 만들려는 영혼의 욕구다. 그렇다. 고백해라, 그러나 네가 느끼지 않는 것만을! 그렇다. 네 영혼을 비밀의 무거움에서 해방시켜라. 비밀을 털어놓아라. 네가 털어놓는.. 불안의서(書) 2016.07.17
우리의 진실한 모습은 오직 우리가 꿈꾸는 것뿐 우리의 진실한 모습은 오직 우리가 꿈꾸는 것뿐이다. 나머지는 현실이라는 여분으로, 우리가 아닌 이 세상과 사람들에게 속한다. 내가 꿈을 이룬다면 꿈은 아무런 저항 없이 기꺼이 현실에 동화되면서 나를 배반하고 떠나가버릴 것이고, 나는 질투에 휩싸일 것이다. 누군가, 나는 꿈꾸는 .. 불안의서(書) 2016.06.25
애정과 증오 타인의 애정만큼 부담스러운 것도 없다. 그것은 타인의 증오보다 더욱 부담스럽다. 왜냐하면 증오는 애정만큼 의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증오는 불쾌한 감정적 충동이므로, 증오를 느끼는 사람은 무의식중에 증오를 억제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오 역시 애정과 마.. 불안의서(書) 2016.06.11
서로 연관되어 있거나 연관되지 않은 채로 나는 결코 잠을 자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살면서 꿈을 꾼다. 아니 살면서 잠 속에서 꿈을 꾼다. 잠은 삶이다. 내 의식은 중단이 없다. 잠을 자지 않는 한 혹은 잠이 깊이 들지 않는 한 나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감지한다. 그리고 정말로 잠이 들자마자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 불안의서(書) 2016.05.14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수치스러울 만큼 깊숙한 마음속에 나는 내 의식의 외적 성분을 구성하는 매일의 인상들을 기록한다. 글로 쓰자마자 순식간에 나를 떠나 이미지의 산비탈과 이미지의 풀밭을 넘어, 관념의 오솔길을 지나고 혼돈의 터널을 통과하여 자신의 갈 길로 가버리는 불안한 말을 이용해서. 나는 인.. 불안의서(書) 2016.04.24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리고 타인들이 내게서 무엇을 원하든 나는 때때로 아무런 목적 없는 허망한 생각에 잠기며 나를 망각한다. 나를 보는 사람들은 나를 어떤 유형의 인간으로 구분할까. 내 목소리는 그들에게 어떻게 들릴까. 나는 다른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기억에 어떤 이미지로 남을까. 내 행동과 내 말, 겉으로 보이는 내 삶은 낯선 이들의 망.. 불안의서(書) 2016.04.04
인간으로 가득한 텅 빈 거리 나는 종종 이런 의문이 든다. 인간으로 가득한 텅 빈 거리를 한번이라도 적절한 관심을 갖고 관찰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말은 표현에서부터 어딘지 좀 익숙하지 않은 방식을 추구하는 듯하며, 실제로도 그렇다. 텅 빈 거리란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거리가 아니라 마치 텅 빈 거리.. 불안의서(書) 201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