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만큼 당신은 어떨 때 시간의 흐름을 느끼나요? 평소엔 아무 생각없이 앞만 보며 살아가다가 문득 달력이 한장 넘어갈 때 인가요, 아니면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월요일이 왔을 때 인가요. 저는 얼마만큼 길어있는 손톱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시간의 흐름에 가장 정직한 것. 몸소 느끼는 생의 미련. 얼만.. 어느푸른저녁 2005.03.20
사랑 - 박형진 사랑 - 박형진 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함께 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 있음의 제 자리를 생각했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 하늘은 맑고 들.. 질투는나의힘 2005.03.20
빈집 - 기형도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 질투는나의힘 2005.03.20
인간의 특별함에 대한 욕망(영화 '젠틀맨리그'를 보고) 내가 어렸을 적 명절 때가 되면 친척들로부터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억이 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줄 명절 선물로 색색의 그림들로 포장된 큼지막한 종합선물세트를 많이 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봄날은간다 2005.03.17
인간이 인간인 이유-인간이라는 이름의 동물에 대해...(영화 '28일후' 를 보고) 흔히 우리는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합니다. '만물의 영장'이라... 참으로 위대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인간이 다른 동물들에겐 없는 언어를 사용하며 문화라는 것을 향유할 줄 아는 고차원적인 사고를 지닌 특별한 종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눈부시게 이룩해 .. 봄날은간다 2005.03.17
펀치 드렁크 러브 '매그놀리아', '부기나이트'의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의 최근작 '펀치드렁크러브'를 보았습니다. 저는 스릴러나 공포영화를 좋아해서 딱히 로멘틱한 영화를 찾아보는 편은 아니지만 왠지 끌리는 제목 때문에 보게 되었죠.(저는 때론 아무 생각없이 제목만 보고 영화를 고른답니다.ㅜㅠ) .. 봄날은간다 2005.03.16
진정한 '나'의 깨달음에 관한 웃지 못할 해프닝(영화 '인 앤 아웃'을 보고) 어느 날 우연히 누군가 자신에게 '너는 게이야'라고 말한다면? 하워드는 시골 학교의 인기 있는 문학 선생이고 일주일 뒤면 결혼을 하게 되어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자신의 제자 였던, 지금은 영화배우로서 성공한 카메론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게 되고 모두들 지켜보는 가운데 .. 봄날은간다 2005.03.16
일상 속의 공포 혹은 일상이라는 공포(영화, '왓 라이즈 비니스') 우리는 공포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공포 영화, 공포스럽다, 등등등... 그런데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에서 끌어내는 공포라는 것이 다름아닌 일상속에 있다고 말하는 듯 합니다. 즉 공포란 어떤 특정한 상황하에서 특정한 인물에 의해 '나 무섭지'하고 놀래키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 봄날은간다 200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