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 영화 '와니와 준하'를 보니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정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지 않는거라고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순간 힘들고, 고통스러워진다고 그래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하는 거라고. 생각해 봤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흔히 그런 말.. 어느푸른저녁 2005.03.20
돈키호테 아직 돈키호테를 읽어보진 못했지만 요즘 난 내가 돈키호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환상을 구분 못하는 돈키호테 말이다. 책을 읽으면 그 책 속에 빠져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하고 드라마를 보면서도, 영화를 보면서도 마치 내가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환상에 빠진.. 어느푸른저녁 2005.03.20
치즈 케익 모양을 한 가난 입버릇처럼 늘 내 삶이 절망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절망은 얼마나 절망적일까 생각해보면 단지 치즈케익 모양을 한 가난일 뿐인데 나는 너무나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2005.1.25 어느푸른저녁 2005.03.20
아프락사스 그는 자신의 아이디를 아프락사스라고 했다 그는 내게 특별한 존재였다 아직 데미안을 읽지 않은 난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프락사스가 뭔가요? 내가 물었을 때 그는 웃으며 말했다 선과 악을 함께 지닌 존재란다. 그가 떠나가고 그와 함께했던 기억마저 희미해지고 나서야 나는 데미안을 읽었.. 어느푸른저녁 2005.03.20
아무것도 아닌 날,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올해도 여전히 내겐 무덤덤한 딱히 즐거울 것 없는 그저그런 날이, 아무것도 아닌 날이 다가온다 하늘은 이런 나를 안쓰럽게 여긴걸까 길을 걸어도 도무지 크리스마스 기분이 나질 않는다 가끔 쇼윈도에 보이는 어설픈 트리들이 쓸쓸한 듯 반짝거리고 서점 한켠에 올망졸망 모.. 어느푸른저녁 2005.03.20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 그는 특유의 싹싹함으로 무장하고 친절함과 미소를 무기로 나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나는 그 앞에서 드러난 알량한 자존심에 기분이 상하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사람을 미워하는 것에 어떤 이유가 있을까마는 나는 내가 가지지 못한 그의 친절함이 싫다 해맑은 웃음이 싫다 .. 어느푸른저녁 2005.03.20
첫눈 같은 날씨가 흐린 날은 하얀 눈 생각이 간절합니다. 첫눈 같이 맞을 연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첫눈이 기다려지는 것은 제가 아직 덜 큰 탓일까요. 아니면 첫눈을 기다리는 그 설레임이 좋기 때문일까. 문득 첫눈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에게 첫눈같이 하얀 그리움이었으면 첫.. 어느푸른저녁 2005.03.20
커피 한잔 오늘이 벌써 입동이군요.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시간은 한치의 틈도 보이지 않고 돌진하는 잔인한 병사와도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냉철함과 차가움은 곧 다가올 겨울이란 계절과도 닮아있는 것 같아요. 커피를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은 왠일인지 커피가 무척이나 마시고 싶더군요. 그래.. 어느푸른저녁 2005.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