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내가 글을 올린 어느 카페의 누군가의 덧글을 생각한다. 그는 내 글을 읽고 그게 내 한계라고 했다. 푸념과 허영에 지나지 않는다고. 처음 그 덧글을 읽었을 때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목에 걸린 가시처럼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의 말을 부정하면서.. 어느푸른저녁 2009.03.21
코끼리의 발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1. 무척 맑은 날씨. 낮에 패딩점퍼를 입고 거리를 걸었는데, 약간 덥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같은 날씨라면 모든 겨울 옷들을 장롱 속에 넣어두어도 좋으리라. 더위는 내가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찰나의 따스함은 좋아한다. 엄마의 품 같은 따뜻함이 거기.. 어느푸른저녁 2009.03.16
기억나지 않는 꿈 굳이 프로이트를 말하지 않더라도, 꿈은 내가 실현하지 못한 어떤 욕망의 발현인 것이 분명하다. 어떤 꿈을 꾸었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지만, 내 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이름이 있었고, 그 이름들은 마치 그들이 처한 상황이나 성격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어떤 징표 같았다. 꿈을 꾸.. 어느푸른저녁 2009.03.13
봄이 오는 소리 아, 이제 정말 봄이 오는가 보다.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매화는 앞다투어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목련이 제일 먼저 봄소식을 전해 줄 줄 알았는데 매화는 그보다 훨씬 일찍 피어서 사람들의 마음에 설렘을 심어준다. 매화 향기를 들이마시니 몸 저 깊은 곳에서 무언가 툭, 하고 끊어지.. 어느푸른저녁 2009.03.10
듀나, 『태평양 횡단 특급』, 문학과지성사, 2002. 처음 듀나의 글을 어떤 식으로 접했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아마도 인터넷으로 그(혹은 그녀)의 영화평론을 먼저 읽었는지도 모르고, 신문에 실린 칼럼을 먼저 읽었는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그의 소설만은 제일 나중에 읽었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나는 맨 처음부터 그가 소설인가인.. 흔해빠진독서 2009.03.08
나의 행성 요 며칠 계속 플래닛이 버벅거리더니 어제 오늘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온 것 같아 안심이다. 카페 점검 중이라서 그랬던가? 접속조차 잘 안될 때가 많았고, 다행히 접속이 되어도 글쓰기나 글수정 기능도 눈에 띄게 느려지고, 아예 클릭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좀 답답했다. 그렇게 이 행.. 어느푸른저녁 2009.03.06
하고 싶은 말과 해서는 안될 말 1. 술을 마시면 자꾸 나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게 된다. 다음 날 아침이면 분명 뼈져리게 후회하게 될 그런 이야기들을. 엄마와 동생,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내 가족들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말이다. 말해놓고 보니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 내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 어느푸른저녁 2009.02.27
...... 집에 다녀왔다. 격주마다 다녀오는 집이지만, 그래서 그리 특별할 것 없는 귀향이었지만, 이번에 내려가서는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보다 많은 일들을 겪고, 보다 많은 날씨를 경험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 나를 짓누르는 약간의 두통과 피곤함 때문일까. 삼일 내내 정신이 없이 지낸 것 같다. .. 어느푸른저녁 2009.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