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for Egon Schiele rachel's의 '에곤 쉴레를 위한 음악'이라는 제목이 붙은 앨범을 듣고 있다. 사실 에곤 쉴레에 대해서 잘 모른다. 다만 그가 클림트의 제자였으며 초기 작품은 클림트의 영향을 받아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의 그림을 주로 그렸으나 후에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완성했다는 것 정도이다. 아니, 이것도 정확.. 어느푸른저녁 2009.01.08
의자 - 이정록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 질투는나의힘 2009.01.08
혼자 있는 시간 몇 개의 음반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텔레비전을 보고, 책을 읽었다. 배가 고파서 밥을 해 먹었고, 몇 통의 전화를 받았으며, 때때로 방 안에 고여있는 공허를 무심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라는 인간과 나를 통과해 흐르고 있는 이 시간에 대해서 생각했다. 혼자 있는 시간은 내게 어떤 의미일까? 지.. 어느푸른저녁 2009.01.05
유성용, 《여행생활자》, 갤리온, 2007. 여행은 모순이다. 자유 속에서 생활을 꿈꾸는 아둔한 우여곡절이다. 여행의 길은 그저 멀어서 먼 길이 아니고 길을 알면서도 스스로 나아가서 길을 잃고, 멀리 돌아가야 하는 먼 길이다. 그 길은 절대의 빛으로 이루어진 눈부신 천국으로 가는 길이 아니고 동서남북이 없는 눈부신 환한 빛 속에서 어둠을 조적해서 쌓아가는 제 속의 길이다. 여행은 드러냄이 아니고 숨김이다. 함부로 생활의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커다란 비밀을 제 속에 품을 때까지 제 몸을 숨기면서 가야 하는 길인지도 모른다.(172쪽) * 전깃불을 처음 본 가난한 소년은 그날따라 별들이 낮게 떠 있다고 생각했다. 가난한 시인의 유년시절을 떠올려 봐도 별들이 왜 아름다운지, 가난이 왜 아름다운지 나는 설명할 바가 없다. 하지만 나는 늘 그들 곁에 살고.. 기억할만한지나침 2009.01.03
괴롭고, 즐겁고, 슬픈 독서를 하고 나서 무언가를 적는 일을 점차 소홀히 하고 있다. 아니, 이 말은 옳지 않다. 정확히 말해서 독서 자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말이 맞다. 그만큼 정신적인 여유없이 지낸다는 말일텐데 나는 그것이 슬프다. 독서에 정신을 쏟아야 할 시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생각해보면 내게 .. 어느푸른저녁 2009.01.03
...뿐이고 꼭 무언가를 써야겠다고(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생각한 건 아니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2008년의 마지막 날이었을 뿐이다. 정신을 어디다 놓고 다니는지 모른채 하루를 보냈고, 퇴근 길에 쓰레기더미 옆에서 먹다버린 통닭을 아작아작 씹고 있는 주인 없는 개의 모습을 보고 배가 고파.. 어느푸른저녁 2008.12.31
다행이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 어제 저녁에는 동생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 전화를 잘 하지 않는다고 타박을 하였다. 평소 집에 전화를 잘 하지 않는 성미여서 무심하다는 말을 많이 듣던 터였다. 집 생각은 항상 하고 있지만 어쩐지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게도 들지 않는다. 이건 .. 어느푸른저녁 2008.12.26
눈에 드리워진 숲의 그림자 지난 주말, 무척 추워진다는 일기예보와 함께 눈이 올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아직 올해들어 온 사방이 하얗게 쌓여있는 눈을 보지 못한지라, 눈이 온다는 말에 약간 설레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주말 내내 여전히 맑은 날씨였고, 기온이 제법 내려가긴 했으나, 당연하다는 듯 눈은 내리.. 어느푸른저녁 2008.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