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예담, 1999. 나는 지금 내가 선택한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고 노력을 멈춘다면, 나는 패배하고 만다. 묵묵히 한길을 가면 무언가 얻는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나의 최종 목표가 뭐냐고 너는 묻고 싶겠지. 초벌그림이 스케치가 되고 스케치가 유화가 되듯, 최초의 모호한 .. 기억할만한지나침 2008.12.22
처음 그 마음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그리도 힘든 일일까? 맨 처음 먹었던 그 마음이 이제는 봄날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가물거리며 멀어져간다. 고작 다섯 달이 지나가고 있을 뿐인데. 이곳에 와서 일기장에 펜으로 꼭꼭 눌러 적었던 숱한 다짐들과 그때 느꼈던 낯선 감정들이 점차 사라져가는 것.. 어느푸른저녁 2008.12.20
형이에요, 어른이에요? 일요일 오후, J는 도서관의 어린이열람실에 앉아 있었다. 그가 하는 일이라곤 아침 아홉 시 부터 저녁 여섯 시 까지 사람들이 서가에서 골라 온 책들을 대여해주고, 반납한 책들을 다시 서가에 갖다꽂는 것이었다. 일요일이라 아이들이 많았고 그래서 빌려가는 책과 반납한 책들이 넘쳐났.. 어느푸른저녁 2008.12.15
쓸쓸한 위로 모든 감정의 맨 밑바닥에 공통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감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슬픔이 아닐까? 한없는 기쁨도, 끝없는 절망도, 죽음같은 수치심과 불같은 증오와 차가운 고독도 모두 그 심연에는 슬픔이 바다처럼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세상은 슬픔으.. 어느푸른저녁 2008.12.14
징징대지 않기 내 능력에 관한 심각한 고민을 한다. 내가 이것 밖에 되지 않았나, 도무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인가, 고작 이 따위의 일도 제대로 못한단 말인가 등등... 나열하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자책들이 오늘 나를 괴롭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라도 풀지 않으면 상한 속을 어찌할 수 없.. 어느푸른저녁 2008.12.12
늦잠 늦잠을 자는 바람에 하마터면 지각을 할 뻔 했다. 어제 좀 늦게 잤더니 바로 이 모양이다. 핸드폰 알람을 맞춰놓고 잤는데, 오늘은 무슨 잠이 그리도 깊이 들었던지 언제 알람을 껐는지도 모르겠다. 일어나서 부랴부랴 씻고 허둥지둥 옷을 입고 부리나케 뛰었다. 어김없이 일찍 와 있는 상.. 어느푸른저녁 2008.12.09
내 차가운 피를 용서해 1 차가운 기운이 뼛속까지 스며든 것 같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보일러부터 틀었다. 방안 온도는 13도.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거룩하게 들리고 나는 펴놓은 이불 위에 쪼그리고 앉아 방바닥이 따스해오기를 기다렸다. 손가락끝과 발가락끝, 그리고 코끝이 시렸다. 2 저녁으로 무얼.. 어느푸른저녁 2008.12.05
투정 직장에 다니기 전에는 오로지 직장을 가지기 위해 그 외의 것들은 포기하다시피 하고 살았는데, 직장을 가지고 난 지금은 그 직장 때문에 그 외의 것들은 포기하고 사는 듯하다. 단조로운 직장 생활과, 사람들과의 어쩔 수 없는 부대낌과 그로인해 생기는 크고작은 잡음들이 요즘 내 신경을 갉아먹고 .. 어느푸른저녁 2008.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