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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중에서

"나는 삶을 사랑해. 난 자유로워. 이렇게 여행하다 보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잖아? 오늘 너를 만난 것처럼.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가진 거나 마찬가지라고 느껴. 인디언 바구니 짜는 법을 백인들에게 강습한 적이 있지. 그때마다 난 말했어. 당신들이 만든 바구니에 기쁨을 담으라고." * "중세시대의 성당을 알아?" "성당?" "하나의 성당이 완성되려면 삼사백 년씩 걸렸던 성당들 말이야. 거기 하나하나 벽돌을 놓던 인부들……. 그들은 결코 그들의 생애에 성당의 완성을 보지 못했지." 그는 편지봉투에 성당과 인부를 끄적여 그리면서 말했다. "결국 우리가 그 사람들과 같지 않을까. 우리가 평생에 걸쳐서 시를 쓰고 소설을 쓴다고 해도, 결코 그 성당의 완성을 볼 수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