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994

곡성(哭聲)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으로는 늪에 빠지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몸은 자꾸만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다. 혹은 누군가 서서히 목을 조르는 것도 같았고, 보이지도 않고 알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분명히 감지되는, 불쾌하고 음산한 무언가에 휘둘리고 있는 것도 같았다. 사람들의 잘못된 확신과 믿음이 집단적인 광기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를 영화 속 허구라고만 치부하기에는 그 메시지가 너무나도 강렬했고, 너무나 실제적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영화에 나오는 곡괭이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은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그 늪에서 너무나도 헤어 나오고 싶다는 감정이 강렬하다는 것을 의미했고,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저 광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속 시원히 밝혀지기를 바랐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봄날은간다 201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