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흔적
우리가 진실이라고, 옳다고 여기는 많은 일들이 우리들 꿈의 흔적일 뿐이고, 잠에 취한 우리의 이성이 생각 없이 흔들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에 불과하구나! 도대체 그 누가 진실이 무엇인지, 옳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가? 우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많은 것들이,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일시적인 가치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에게 속해 있다고 망상하는 많은 것들이, 본성상 우리와는 아주 판이하며, 우리는 그들의 단순한 거울, 투명한 껍질에 지나지 않는다!(365쪽,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서』, 봄날의책, 2014.) * 소리 소문없이 가을이 왔다. 어제의 여름은 이제 꿈의 흔적이 되어버렸다. 한 때 뜨거웠던 것들이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일시적인 가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계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