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275

듀나, 《가능한 꿈의 공간들》, 씨네21북스, 2015.

나는 지금도 유난이라는 단어를 싫어하고 그 단어를 남용하는 자들을 경멸한다. 그들은 다수의 등 뒤에 숨어 분명히 존재하는 타자의 괴로움을 무시하는 자들이다. 현대사회를 오염시킨 수많은 악행들은 바로 다른 사람을 '유난 떠는 종자들'이라고 무시한 둔한 인간들에 의해 저질러졌다.(11쪽) * 세상엔 더 중요한 것이 있고 덜 중요한 것이 있다. 하지만 그중 어느 것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을 묵살하거나 억압할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다.(13쪽) * 우주는 우리가 모든 걸 이해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지 않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있다. 나는 사건의 가해자들이 어떻게 사건 이후에 그렇게 뻔뻔스러울 수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스티븐 시걸의 팬들이 그에게서 어떤 매력을 보는지 이해하지 못..

제프 다이어,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웅진지식하우스, 2014.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갔다. 거기 카피톨리움의 폐허 위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고대에 관한 책을 쓰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에 분명하게 깨닫지는 못했지만, 그런 책을 즐겁게 쓸 수 있을 거라는 한때의 희망도 언젠가는 나 자신의 폐허 안에 그대로 잠들..